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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이천물류창고화재, 그리고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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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웰라입니다. 며칠전 이천물류창고화재사고가 있었습니다. 먼저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또한, 유가족분들에게 심심한 위로에 말씀을 드립니다. 


저는 현재 전기안전리자로 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그전에는 전기공사일을 다녔습니다. 즉, 건설현장에서 일을 했습니다. 오늘은 건설현장에 대해 이야기 나눠볼게요.

 

5년전 쯤 됐을 겁니다. 저는 처음으로 공사현장에서 일해 봤습니다. 물론 예전에 20대에 노가다를 뛰긴 했어도 한달정도 아르바이트 경우였지 이렇게 하나의 공사를 끝까지 다한 건 처음이었고 1년 넘게 했습니다.  

제가 일을 시작했을 때 대형 상가 건물을 짓기 시작한지 얼마 안됐을 때였습니다. 제 블로그를 쭉 분들이라면 제가 이 일을 하면서 12킬로가 빠졌다고 말씀드렸는데요. 정말 힘듭니다. 아니 개열악합니다. 

건설현장에는 정말 사고에 사고가 도사리고 있습니다. 제가 오래 일했던 건 아니지만 죽을 뻔 한적도 있었고, 건설현장이 여러모로 어려움이 많습니다. 한편으론 이런 현장일을 하면 뭔가 사무직할 때완 다른 더 끈끈 한 정이 있을 것 같은데 개뿔 그런거 없습니다. 사람 사는데 다 비슷합니다. 오히려 여긴 앞에 대놓고 적나라하게 자기 더 편하려고 합니다. 물론 그렇지 않은 분도 있긴 합니다. 

제가 대모도로 다닐 때 거의 아버지와 연배가 비슷한 분도 한 1년 전부터 전기공사 조공으로 들어왔다고 하는데요. 그 분하고 하고 같이 조공할 때면 제가 더 많이 움직였는데 그 분이 저한테 그러시더라구요. '여기서는 다른 거 생각할 것 없이 몸 다치지 않는게 제일 중요해. 열심히 하는 건 좋은데 그것도 다치지 않는 범위, 무리하지 않는 범위내에서 해'

처음엔 무슨 소린지 잘 모르고 열심히 했는데 그 열심히는 더 열심히를 부르더라구요. 그러다 보면 무리하고 위험한 일도 하죠. 일당직으로 일하는데 말이죠. 하루벌어 하루 사는 사람에게 직장에서 요구하는 그런 책임감 그 이상을 요구 합니다. 웃기죠? 처우라고 해봐야 드럼통에 모닥불 잠깐 쬐는게 다이고, 여름엔 그늘에 앉아 물 마시는게 다구요. 이게 그당시 다 필요없습니다. 개꿀입니다. ^^


좀 구체적으로 보면, 제가 현장에 들어갔을 때 이미 한달전에 공사가 막 시작되었더라구요.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지만 이제 막 1층 기초하고 철근으로 기둥 세우고 슬라브 타기 전이였습니다. 일단 외관상 보기 좋지 않으니 천막을 칩니다. 그리고 안에서 시공을 하는데 완전히 난장판입니다. 그때가 10월경인데 업주가 12월 연말 특수를 보겠다고 야간작업 주말공사도 불사했습니다. 저도 처음부터 못한다는 말은 못하고 일주일에 두 대가리(하루 늦게까지 일하면 2일치일당제공) 하는 날이 많았습니다. 돈 번다기보다는 다음날 피로가 풀리지 않아 좀 힘들더라구요. 거기에 주말하고 일요일까지 하면 정신까지 피폐해지더라구요.

 

그런데 시공업체에서 자꾸 밀어 붙입니다. 업주가 보채니까요. 그럼 시공업체에서 저희를 쫍니다. 전기공사소장은 힘도 없으니 할 수 밖에 없어요. 저희 소장님은 처음엔 인부들한테 하소연하며 일해 달라고도 하고 또, 본인도 힘들고 하니 너희들만 힘드냐며 화를 내며 이야기 합니다. 요즘엔 돈 줘도 잘 안해요. 삶의 질이 다 올라갔으니까요. 암튼 그렇게 공사일을 시켰죠. 처음엔 할 수 없이 했는데 도저히 아닌것 같아 야간 작업은 반대가리만하고 주말은 쉰다고 이야기 했죠. 그때부터 눈밖에 나서 체중 12킬로를 아주 빠른속도로 뺄 수 있게 해주더라구요. 무릎이 좀 좋지 않았는데 더 좋지 않아지는 듯 했습니다.

 

저희 전기공사만 그런게 아닙니다. 다른 시공업체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때 온갖 시공하는 업체에서 같은 공간에서 일을 하는데 너무 짜증나더라구요. 무슨 도떼기시장 같았습니다. 모두다 업주, 시공사에 독촉이 있기 때문입니다. 건설현장에서 사람에 치여서 일 못 할정도인 곳은 이런 큰 공사, 서두르는 공사가 유독 심했습니다. 일반 상가나 주택은 한 두팀정도 밖에 없습니다. 준공일이 다가올수록 사람은 더 많고 더 빨리 서둘렀죠. 결국 2월 설날전에 겨우겨우 마쳤습니다. 이렇다보니 늘 사고가 납니다. 한번은 임시전기가 떨어져서 보니 단선이 되었더라구요. 참깐 임시전기 차단기 내리고 작업을 하는데 이상하다 싶었는데 전기가 살아 있는 겁니다. 다른 작업자가 그 잠깐 사이 전기를 올려 버린거에요. 물론 저압이라도 부하가 크면 다칠 수 있으니 조심해야겠죠. 전기를 알면 알수록 무섭더라구요.


또 이렇게 시공사가 닥달해서 하는 경우가 있기도 하지만 또, 우리 업체에서도 하루라도 빨리 끝내야 인건비를 아끼면 그만큼 자기 수익이 들어오기 때문에 서두릅니다. 자연히 안전은 남의 나라 이야기입니다. 예전엔 더 심했다고 하는데 그나마 지금은 교육도 받고 나름 괜찮아지긴 했어도 형식적입니다. 안전을 위해 뭔가를 한다는걸 다 귀찮은 일이라고 치부하고 그런 것들을 불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하는게 팽배합니다.


사건은 하나에도 일어납니다. 이렇게 빨리 빨리 재촉하는 공사 현장에서 결국은 인화성 물질을 사용하는 업체와 용접을 해야 하는 업체가 같은 작업을 하다 사고가 납니다. 이건 들은 이야기인데 3층에서 용접하고 있는데 2층에서는 페인트 칠이였나 뭐를 보관하고 있다고 했나 3층에선 떨어진 용접 불똥이 인화성 물질에 튀어 화재가 났다고 합니다. 가끔 그런 원료나 자재를 미리 갖다 놓아서 사고가 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외에 대표적인 사고가 전기사고, 화재사고, 질식사고 등입니다.


한번은 조립식 주택을 공사를하는데 샌드위치 판넬 안에 CD관을 넣어서 전선 배관을 쳐야 하는데 그 안에 스치로폼이 차 있어 CD관 지나갈 수 있게 길을 만들어야 합니다. 스치로폼이다보니 달팽이 모양으로 된 쇠를 달궈서 스치로폼을 녹여 길을 만듭니다. 이때 화재가 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형들이 이 일 할 때는 불날까 조심조심해서 합니다. 또한 불날 수 있기에 작은 소화기와 큰 소화기도 가지고 다녔었죠. 

그런데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그 길을 어떻게 낼 수 있을까 싶어요. 그 방법외에는 없는데 말이죠. 물론 안에 난연으로 넣으면 불은 나지 않겠지만 그 달궈진 녀석이 잘 뚫을 수 있을지 의문이네요. 게다가 조립식 판넬 자재선택은 저희가 하는게 아니라서.... 그렇게 공사를 하더라도 난연재제로 인해 추가 시간이 들어가면 시간은 곧 인건비이기 때문에 하루 인건비만 올라가도 공사를 하기 힘들 답니다. 저희 말고 공사업체는 쌓이고 쌓였습니다.  


너무 이야기가 뒤죽박줄이었던 것 같구요. 좀 정리를 하면 

일단 우리나라 건설업 자체가 후진국입니다. 하청에 하청 시스템입니다. 뭐 이렇게 뛰어가는 사람이 많은지 모릅니다. 저는 해외여행가면 우리나라 어디 건설에서 유명 빌딩을 지었다고 하면 자부심이 생긴다기 보단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 애환으로 지어졌을까 싶습니다. 땀 흘리고 피 흘리며 뼈를 깍으며 또, 피눈물 흘리며 지은 건물일 겁니다. 


그렇게 멋지게 지은 그들의 처우가 좋을까요? 아닙니다. 그나마 상대적으로 노동에 댓가가 다른 직종가 차별화가 있지만 요즘은 그렇지도 않습니다. 최저 시급이 대폭 인상됨에 따라 별 차이가 없어졌어요. 그냥 편하고 깔끔하게 일할 수 있는 곳에서 일하거나, 업무 관여도가 낮은 직종을 잡아 투잡하는 친구들이 많습니다. 잠깐 일을 할 거라면 정말 건설현장은 3D입니다. 예전엔 잠깐 일하면 고된 만큼 돈이라도 많이 받아갔는데요. 지금은 아니에요. 이러다 보니 건설현장에 젊은 친구가 없습니다. 그런데 걱정하지 않습니다. 이런 친구가 없어봐야 압니다. 그래야 정당한 보수와 처우를 받을 수 있답니다. 그럼 또 그럴 겁니다. '젊은 사람들이 좀 참고 일해 우리 때는 더 했다고....' 

음... 한마디 꼭 해주고 싶다면, '선배들이 그런 처우를 받으며 아무말 없이 일을 했기 때문에 우리도 지금 이런 처우를 받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렇게 고생해서 그렇게 그 때로 돌아가고 싶냐'고...  좀 화가 나지만 한편으론 정말 짠해요. 선배님들 정말 안타깝고 고생 많았습니다. 존경스럽죠.  


우리나라는 여전히 후진국이라는 사실. 잘 포장된 부분만 보여주고 거짓으로 꾸며지는 나라. 특히 TV 뉴스가 그렇잖아요. 매체에서 하는 이야기와 내가 하는 일의 간극은 하늘과 땅 차이입니다. 이렇다보니 진짜들이 없어집니다. 무슨말이냐면, 목수, 철근공, 미장 등 전문 기술을 가진 사람이 없어집니다. 온통 편한일을 하던 사람들로 넘쳐 납니다. 대표적인게 우리나라 젊은이에 꿈 공무원이죠. 암튼. 이렇다보니 계속 이런 현장직 일들이 오히려 낙후되고 있습니다.


제각 생각하기엔 공장이든, 

1. 건설 현장이든 3D유사업종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급여가 대폭 인상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많은 젊은 친구들이 기술을 배우려고 할 겁니다. 게다가 자부심도 생기면 좀 더 나은 환경을 만들려고 할테니까요. 소히 노가다 뛰는 사람과 단순직 급여가 차이가 나지 않는다면 누가 하겠습니까?

2. 하청에 하청 작업이 없어지고, 시공사와 업주와의 적절한 공사액수가 책정되었으면 합니다. 요즘엔 현장직 공무원도 현장직을 하지 않더라구요. 다 업체 불러서 하더라구요. 공무원이 되면 그 순간 달라지는가 봅니다. 암튼 좀 말이 샜는데... 하청에 하청으로 가고 또, 터무니 없는 공사금액을 요구하지 말아야 하는데... 이건 경쟁사와의 단가 싸움이기에 어떻게 해야 할지 저로써도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현장직 노동자에 대한 보수를 정부 혹은 협회에서 보조해주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합니다.  

3. 마지막으로 강력한 산업안전보건법으로 노동자들의 처우가 개선되었으면 합니다. 이건 법으로 명시해서 노동자에 처후개선을 해야합니다. 그런데 얼마전 현대 당진제철에서 안전사고가 났는대도 불구하고 별다른 조치 없이 넘어가는 것 같습니다. 사실 우리 나라가 과도기에 있지 않나 합니다. 개도국과 선진국에 사이입니다. 그런데 선진국과 후진국의 차이는 생산한 제품에 차이이기 보다는 이런 작업자의 안전, 처우, 복리후생이지 않을까 합니다. 


우리는 쉼없이 달려왔습니다. 많은 선배님들이 희생으로 여기까지 왔습니다. 그런데 그런 분들의 희생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면 누가 일을 하겠습니까? 우리가 일해도 안전할 수 있는 최소한의 안전벨트를 해야 하지 않을까요? 

안전벨트가 있으면 뭐합니까? 강제성이 없는데요. 요즘 우리나라 안전벨트 다 하시죠? 간단했습니다. 벌금을 시행후 대부분의 사람들이 안전벨트를 합니다. 우리나라 산언안전보건법이란는 안전벨트가 있습니다. 여기에 강제성을 부여하면 됩니다. 예를 들어 제일 시함 날림 공사 방지를 위해 몇평 이상의 공사는 얼마의 시간으로 단축할 수 없고, 시공 업체의 하루 작업자수를 제한하고, 인화성 물질이 있는 경우에는 단독으로 공사를 한다든지...

이러한 것들이 마련된다면 결국 시공업체, 작업자 그리고 업주를 미리 보호할 수 안전벨트가 아닌 건설현장의 자동제동장치이지 않을까 합니다. 


제천화재참사, 이천물류창고화재사고 또 이전에 다른 형태에 대형사고에도 그 때 뿐 변한게 없습니다. 그저 원론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한 명이 그 책임으로 안는게 다입니다. 언제부턴가 한 명만 책임을 전가하고 꼬리 짜르듯 합니다.  

바뀌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원통한일을 계속 일어날 겁니다. 이게 바로 우리가 가야할 방향이고 그간 피해자분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이자 앞으로 우리가 물려줄 후배 훈손을 위해서라도 더 나은 환경은 꼭 마련해야할 것입니다.

다시한번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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