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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 이야기/전기실무

제조, 생산 현장에서 본 대한민국... 큰일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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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웰라입니다. 요즘 공부한다는 핑계로 블로그 포스팅이 수가 완전 줄었습니다. 어쩔수 없는 것 같아요. 그래도 1주일에 1~2개는 쓰도록 하겠습니다.

며칠전 보통날과 다름없이 사무실로 출근을 하고나니 자주 뵙던 이사님인데 오랜만에 만나게 됐습니다. (그래봐야 열흘정도..^^) 그런데 수금 관련 서류를 보시고 계시기에 그런가 보다 했습니다. 회사 사정이 어려워서 거래를 끊으려고 했던 업체에 대해 혼잣말을 하셔서 제가 그 거래처 여전히 하고 계시냐고 여쭤보니 공장문 닫을라고 했는데 이따금씩 돌아간다고 합니다. 그런데 거기 공장장이 나이도 있고 여기저기 아파서 이제 그만 두고 그나마 외국인 얘(근로자) 하나가 돌려.라고 하시더라구요. 이 공장 좀 에피소드가 있긴한데 나중에 다시 이야기 해 드릴게요.(전기기술을 있는지 한번 저희를 테스트 한적이 있거든요 암튼)

공장장이 그 외국인 근로자한테 기술을 다 전수 해줘서 걔가 거기 공장장이랑 다름 없어~라고 하시더라구요. 쓰리랑카 출신의 근로자이며 놀라운 건 한국 영주권을 취득해서 현재 부인과 자식을 모두 한국으로 입국시켰다고 합니다. 현재 자가 격리중이라 다음주 정도에 만난다고 하네요. 얘도 전기는 잘 몰라서 나한테 많이 물어보는데 전기도 배우고 싶다고 한다고... 이러다가 우리나라 고급기술 다 외국인한테 넘어가는게 아닌지 몰러? 하면서 큰일이라고 한탄하시더라구요. 

그 공장장님이 50년 동안 공무나 시설을 다 봤으니 기계나 설비 얼마나 잘보겠냐고... 소리만 들어도 다 안다고... 그런데 이 쓰리랑카 얘가 그 기술을 다 전수 받아서 얘가 거기선 최고더라고. 예전에 보니 한국사람이 쟤 밑에서 일하고.. 

그나마 다행인게 영주권을 따서 한국에 거주해서 계속 그 공장장의 기술을 한국에서 쓸 수 있는데 대부분 다 기술 배워서 자기나라로 돌아간다고 합니다. 그럼 저희는 50년의 경험과 지식, 숙련도를 한번에 잃어 버리는 것 아니냐고 하시는데 참으로 안타깝다고 합니다.

아침에 출근해서 그런 이야기를 듣고 이런저런 생각하면서 현장으로 나갔는데요. 원래 한 사람의 인생은 하나의 도서관이라고 하잖아요. 전문직, 기술직에 있던 그런 요소들도 도서관 이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건 더 찾기 힘들잖아요. 어디에서도 찾을수 없는걸 그대로 다른 나라에 넘겨진다고 하니 참 저도 걱정이 되더라구요. 예전에 전기공사 다닐 때 좀 놀랐던게 전기공사하고 목수 정도만 빼고 다 외국인이었습니다. 외장이었던가 거긴 중국인 소장이 직접 공사 따는거 보고 좀 놀랐습니다. 단가가 저렴해서 했다는 소문이 있었는데요. 앞으로 그 업종에 한국 사람이 없으면 부르는게 값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가 서야 할곳이 점점 없어지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런 마음을 안고 차를 몰아 거래처 한 공장을 찾아갔습니다. 오래 거래한 공장이고 나름 공장장님하고 친하기도 하고 사장님도 매번 전기 관련된 것을 해결해주고 그러니 소주 한잔 하자고 해서 일전에 한번 만나서 술 한잔 했었습니다. 이때 돼지고기 뒷고기 맛을 봤다는.. ^^ 요즘 코로나로 인해 많이 어려운데 이 곳은 그나마 호재는 아니더라도 평상시와 다르지 않습니다. 여긴 수거해온 플라스틱을 분쇄하여 잘게 가루를 낸 다음 그걸 녹여서 플라스틱 알갱이?로 만들어 각종 플라스틱 원료를 납품하는 공장입니다. 이번엔 마스크 재료에도 일부 들어간다고 하더라구요. 

이 업체 공장장님이 조금 한가한지 지게차에 내려(10번중 9.5번은 지게차 운전하고 있습니다.) 저하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오늘 오전에 있었던 일을 이야기 드리니 아주 크게 공감하십니다. 이곳 공장도 공장장님과 사장님 빼고 모두 네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얼마전 한국분 운전기사님이 계셨는데 너무 심심하다고 해서 그만 뒀다고 합니다.

공장장님이 말씀 하시길 네팔 얘들 처음엔 100만원 조금 줬는데 지금은 250만원 넘게 줄수밖에 없다고 하더라구요. 중소기업 현장이 워낙 열악하다보니 한국 사람들은 하지도 않거니와 오더라도 1년 이상 다닌  사람이 없다고 하더라구요. 그러니 외국인을 쓰게 됐고 네팔 친구 하나가 오더니 일을 잘해 계속 쓰니 그 친구가 하나 둘 데리고 오니 현재 다 네팔얘들이 근무하게 됐고 지금은 쟤네가 갑이이라고 합니다. 월급 안 올려 주면 못한다고 하니, 당장 아쉬운건 회사니 급여를 안 올려줄수가 없다고 합니다.

그만큼 줄만해~ 쟤네들 일 잘해~ 우리는 다르것 시키면 내가 그걸 왜 하냐고 하는데 재넨 생산은 물론 물건 상하차부터 기계 고장까지 다 보고 또, 한국사람이 제일 싫어하는 야간 업무나 연장근무도 군소리 없이 하니 우리가 쓰지 않을수가 없다고 합니다. 내가 자리를 비워도 될 정도여... 한국에도 오래 있어서 한국말도 잘한다고 하더라구요.

생각해 보니 그렇습니다. 저도 저친구들한테 배웁니다. 얼마전 친구가 전기안전관리로 들어가서 전기시설도 아니고 문짝고치러, 눈쓸러 다닌다고 하소연했던게 기억나네요. 저도 얼마전 태양광 발전소 제초 작업을 했다가 내가 이거 여기서 뭐하고 있나 싶은 생각도 들었는데... 만감이 교차하네요.

공장장님한테 월급을 확 올려주면 한국사람들도 오지 않을까요? 하니까? 그래도 안와 라는 말이 바로 나오시더라구요. 너라면 하겠냐? 라고 하기에 좀 애매하긴 했습니다. 돈을 많이 줘봐야 얼마나 많이 줄지도 모르겠거니와 준만큼 뽑아 먹는게 당연지사니 선뜻 일하긴 쉽지 않을것 같아요. 또, 별의 별일 다할텐데 말이죠. ㅠㅠ

제가 전기공사나 현재 전기안전관리대행을 하고 있는 건 돈보다는, 물론 장기적으로 보면 돈 일수도 있죠. 정년 없이 일할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그것보다도 기술이 더 중요해서 좀 작더라도 배운다는 생각에 이 일을 계속 해 나가고 있습니다. 다행히 아직까진 전기쪽엔 외국인이 없긴 합니다. 몇번 중국 전기기술자라고 하는 사람들을 현장에서 만나긴 했는데 주파수에 대한 개념도 없었고, 중성선과 접지선의 차이도 잘 모르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제가 옆에서 통역관에게 이야기 해줘도 고집은 왜 이렇게 센지 주파수가 맞지 않아서 기계가 돌아가지 않는것 같다니 어디에다가 통화만 할 뿐 무시하더라구요. 결국 다음날 통역하는 사람한테 물어보니 주파수 설정 변경하니 잘 돌아갔다고... ㅡㅡ 한번은 중선선에 접지를 연결해 둔 적도 있어서 기계가 돌 다가 자꾸 전원이 꺼지는 경우도 있었거든요. 물론 다 그렇지 않겠지만 아직은 조금 이론적인 부분이 부족해 보이긴 했습니다. 제가 경험하기로는 그렇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자꾸 기술 유출이 되거나 기술자들의 고갈현상을 보면 참으로 아쉽습니다. 전기기사 공부해서 다들 기술 배우는게 아니라 기술직 공무원, 한전 이런 곳으로 가는데 가는 사람 잡을 수 없으나 뭔가 좀 그렇습니다. 작은걸 얻기 위해 큰 걸 잃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기술도 식당이나 장인처럼 가업으로 이어받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또 한편으론 농민처럼 기술자도 뭔가 지원을 해줘야 하는건 아닌가 봅니다. 사실 저도 전기기술 배워서 한국에 있기보다는 해외로 나가보려고 하는데 생각이 많아 집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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