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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 이야기/전기실무

지락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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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웰라입니다. 오늘은 수용가 AS처리하느라 일을 하나도 못했네요. 그런데 좀 신기한? 혹은 아주 기묘한 일이 있었습니다. 서론이 기니, 거두절미하시고 싶은 분은 <서론끝>부터 읽으시면 됩니다. 

<서론시작>우선 제가 다니는 수용가는 변압기 500KVA 입니다. 뭐를 만드는 회사인고하니, 플라스틱을 수거하여 잘게 자른 다음 그걸 녹여서 사출을 통해 실처럼 쭉 뺀과 동시에 물을 통해 냉각시켜 단단한 플라스틱 실 굵은 실이 되는데요. 굵기는 지름 2mm정도 될거에요. 그걸 잘라서 아주 작은 알갱이로 생산합니다. 쌀정도 됩니다. 멀리서 보면 쌀처럼 보여요.

그렇다 보니 잘게 썰어야할 분쇄기가 있어야 하고, 또, 녹이는 사출기가 있어야 합니다. 사출기도 히터선을 싼걸 써서 그런지 여기저기 누전되고, 분쇄기는 마력수가 높은데다가, 동시에 4대까지 돌려 계약전력을 초과하기 일쑤입니다. 또한, 항시 콘덴서 교체하느라 바쁘죠. 그리고 제일 좀 아닌것 중에 하나가 플라스틱 미세입자가 워낙 날라다녀서 좀 관리하기 힘듭니다. 또, 모터가 돌아가서 시끄럽고 위험하죠. 그러나 워낙 사장님이나 공장장님, 그리고 일하는 분들이 워낙 좋으셔서 능력되는 범위내에서 도와 드리고 있습니다. 

오늘 다른 업체에 방문중 공장장님의 전화가 왔습니다.  순간 '지난주 AS 해드리고 인버터까지 교체해 드렸는데 이번엔 못간다고 말씀 드렸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연휴라 일이 워낙 밀려서... (이번에 AS하느라 개바빠졌습니다. ㅠㅠ 내일 죽었다) 서론이 길었습니다. <서론끝>

공장장님이 '불날뻔했어~ 울타리 넘어가지 말라고 엮어 놓은 반생이가 다 녹아서 끊어졌을정도야...막 아스(아크)가 튀고 그랴~ 언제 올 수 있어~?' 순간, '헐 불????? 여기 보고 바로 갈게요.' 

그렇게 부랴부랴 도착후 기본 도구들 가지고 문제의 장소에 가니 이미 전기는 많이 죽여 놓은 상태였습니다. 일하는 분들이 다 네팔 분들이라서 공장장님한테 자세히 들을 수 있었습니다. 

현장에 보니, 공장 외벽과 펜스 대용으로 쳐놓은 샌드위치 판넬에서 불이 났다고 합니다. 반생이가 거의 다 녹은걸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일단 아크가 튀지 않도록 소화기로 뿌린 흔적도 발견했습니다.

해당 위치에 가서 외벽과 펜스 도체 부분에 대고 접압을 체크하니 대략 210볼트 정도 뜹니다. '왜????' 뭐가 단선 되서 여기에 닿나란 생각도 들었습니다. 유도전류나 충전전류에 의해 이렇게 된건가? 별의 별 생각이 다듭니다. 아무 이상 없다가 연휴 쉬고 오고 오전에 돌리는데 이렇게 됐다고 합니다. 

이 근처에 특고압설비가 2m 떨어진 곳이라 접지함이 있어 접지함에 리드선을 연결해서 다시 전압을 측정해봤습니다. 전선이 없어 용접봉(마땅한 긴 선이 없어서 용접봉의 쓴느 선으로 대신했습니다.)선을 하나는 어스에 물리고 전압을 각각 체크하니, 외벽은 110볼트, 펜스는 30볼트정도 뜹니다. 순간 이건 또 뭐냐? 왜 다르지 펜스와 외벽과의 전압은 220인데 어떻게 접지 즉, 공통접지에 물린 상태에서 접압이 이상하게 뜨지? 혼란스럽웠습니다.

일단 어디에서 세는건지 확인하기 위해 ASS 투입한 상태로 하나씩 찾아봤습니다. 처음엔 차단기 메인만 살려 놓았는데도 그대로라 좀 놀랐는데요. 메인을 죽이니 이제 안뜨더라구요. 혹시나 싶어 다시 메인 차단기 올리고 다시 측정해보니 좀 이번엔 좀 다른 수치가 나오더라구요. 그래서 충전전류인가?라고 생각했는데, 그때 제 생각엔 후크에 잘못 접촉이 되었던지 그랬던것 같아요. 그래서 유도전류인가 싶었는데요. 결국 아니더라구요.

뭔가 싶어 방전을 해야 하나 싶어 접지도 연결 됐겠다 용접기 리드선의 한쪽 끝은 외벽에 접촉시키니 '펑'하더라구요. 역시 혹시나 싶어 장갑에다가 플락스틱 부분을 잡아서 했는데 큰일 날뻔 했습니다.  펑하고 나서 다시 한번 측정해보니 220볼트입니다. 이거 어디 도체가 까져서 외벽에 닿나? 싶었습니다. 

다시 메인 판넬에서 확인해보니 차단기에 나간 선 외에 부스바에서 직접 2개의 라인이 나간걸 발견했고, 확인해보니 하나는 계량기, 하나는 동력 분전함으로 갔습니다. 그 녀석을 풀어보고 확인해 보니 이제 전압이 뜨지 않습니다. 그리고 절연저항계로 각각 확인해 보니 부스바 풀어서 나간 RST상 라인을 절연저항계로 측정해보니 한상은 무한대, 2개는 0이 나옵니다. 옳커니 이 놈 뭐냐?

공장의 경우 대부분 차단기가 많아 분전함내에 공간이 없어 더 증설할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럴때 그냥 부스바에 연결하는데요. 암튼 저희는 저 아래 분진에 쌓여서 못봤습니다. 이렇게 하고 나서 날아간 분전함으로 가니 차단기 MCCB가 부러져 있습니다. '어? 이건가?' 싶었습니다. 예전엔 무조건 이거라고 생각하고 교체했는데요. 정확한 원인이 아닌 이상에는 건들지 않습니다.

차단기의 문제인가? 라인의 문제인가?의 귀로에 섰는데요. 결국 분전함의 메인 MCCB 1차 풀었습니다. 1차 풀고 측정해 보니 절연저항 R상 0, S,T가 무한대입니다. 라인 하나가 누전났구나 싶었습니다. 메인 MCCB의 경우 800A이고 그 다음 차단기도 800A였던거 같은데 배선용차단기라 누전이 되어도 떨어지지 않죠. 이제 왜 그런지 알았으니 범인을 찾아야죠.

문제는 공장의 경우 트레이로 설치하여 대부분 그 위로 전선이 올리는데 그 높은 곳을 올라 가는것도 그렇고 각 트레이에 선로가 하나가 있는 것도 아니라 굵은 놈들이 포진하고 있어 확인하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선을 좀 뒤집어 보고 싶어도 240 SQ선을 그것도 오래던 녀석이 서로 달라 붙어 있기도 하고 케이블타이로 아주 야무지게 묶어나서 꿈적도 하지 않습니다. 결국 트레이에 문제가 있을거라는 전제하에 케이블이 씹힐거나 까질만한 곳 위주로 특히, 휘어져 나가는 부분에 피복이 까지는 걸 생각해 그 부분들만 중점적으로 확인해 보았습니다. 빠루로 들썩들썩 할때 절연저항의 변화가 있는지 확인해 보니 ㅠㅠ 없었습니다. 

그런데 순간 아래에 트레이(어떤 트레이는 아래가 뚫려 있고 어떤 트레이는 막혀 있더라구요.) 그을린게 있어 혹시 그부분인가 싶어 올라가 확인해 보니 아니더라구요. 그 부분을 슬리브로 찍어서 테이핑해놨더라구요. 순간 왜 선을 잘랐지 열이 나서 문제가 생길텐데.. 라고 생각하며 내려왔습니다. (그 전 관리하던 분이 말하길 예전에 화제가 났었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군데군데 잘라났다고 하더라구요. 그걸 찾고 나서 들었습니다. ㅠㅠ)

3시간동안 찾아봐도 없어 일보 후퇴, 결국 늦은 점심을 먹으러 갔습니다. 같이 찾으려 방문해주신 직장 상사분께서 저거 전업사 불러서 선 내려서 하나씩 찾아야 해. 고주파로 인한 진동이나 급격한 부하변동이 생기면 움직여서 까이거나 피스에 찔려 있을거야'라고 하시더라구요. 우리 둘이 무슨수로 들어서 찾느냐고... 암튼 원인은 그 라인이란건 확실해졌습니다.

밥 먹고 나니 좀 힘이 나더라구요. 또 케이블만 쳐다보다가 한번 환기 시키니 머리가 더 맑아진 것 같았습니다. .공장장님한테 한번 쭉 찾아 보고 없으면 전업사 불러서 내려서 찾는 수 밖에 없다고 전하고 저는 다른 직원분한테 말해 지게차에 파렛트 올라타서 볼 수 있는 부분 중 의심스러운데 찾았보고 또, 공장장님은 사다리로 볼 수 있는 곳 중 확인해 보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순간 공장장님의 비명과 같은 '와~ 뭐야~ 찾았어~  찾은거 같어~ 와.... 섬득하다'라고 하여 2층으로 올라가보니 저도 처음 봤습니다. 와... 전기공사를 이걸 어떻게 이렇게 하지? 아래 수축 튜브 빠진거 보이시죠?

아니 도체를 왜 이렇게 많이나 깠지? 수축튜브는 왜 이렇게 수축이 된건가? 아니 도체가 너무 드러났는데.. 별의 별 생각이 다들더라구요. 수축튜브는 이미 딱딱하게 굳었고 붕 뜬 상태였고, 그나마 테이프를 발라났는데 그 테이프는 얼마 감지 않았던지 약간의 도체에 눌러 붙어 있던 흔적만 있었습니다. 제가 보기엔  슬리브에는 테이프가 아주 단단하게 붙어 있었으나, 도체 부분은 아예 테이프를 감지 않고 수축튜브로만 감은게 아니였나 싶습니다. 전기 테이프가 없었나? 아니 없어도 이건 아니지 어떻게 240SQ를 그것도 수축튜브 하나로 커버할라고 했지? 순간 더 놀라운 건 3라인 모두 이렇게 되었다는 것이죠.

맨 바닥에 있는 녀석을 들으려고 하니 여러가닥의 도체 중 하나가 트레이 바닥에 눌러 붙었더라구요. 손으로 안되길레 빠루로 한번에 제끼니 떨어지더라구요. 3개중 2개는 도체가 엄청 들어났고 1개는 한쪽라인은 잘 되어 있습니다.  위에 사진처럼 되어 있습니다. 

전기테이프의 위력을 실감한건 수축튜브는 거의 열회되어 부셔졌지만, 전기테이프는 슬리브 부분은 아주 견고하게 잘 붙어 있더라구요. 결국 기존 부분의 이물질은 쪽가위로 긁어내고, 물티슈로 닦은 후 마른 걸래로 딱아냈습니다. 이후 고무테이프 2회전 감아지고 전기테이프 2회전 감아 줬습니다. 열이 발생할 수도 있어 각 케이블마다 나무를 되어 서로 열에 영향을 받지 않게 했습니다. 마음 같아선 컷터로 잘라서 슬리브 연결해서 하고 싶지만 선이 짧아서 이렇게 마감했습니다. 제가 자주 봐야겠죠. 그리고 탄탄하게 고무테이프 처리하고 전기테이프해서 몇번 마감해서 괜찮을 것 같아요. 

이후 절연저항 측정하니 이상이 없더라구요. 절연저항도 이상없고 외벽에 전압도 뜨지 않더라구요. 결국 이날 9시 50분에 들어가서 16시에 나왔습니다. 물론 무상이구요. 공장장님한테 시원한 물한잔 얻어 먹고 나왔습니다. 다음날 트레이타고 오르락 내리락 하니 온몸이 다 아프더라구요.

그리고 좀 의문이 들었던 건, 

1. 접지함에서 전압을 측정했을 때 와 외벽을 측정했을 때 전압차가 나는데 왜 이렇게 되는거지?

  - 개인적인 생각으로 접지함에 대지전압 상승에 의해서 그런건가? 싶은데..... 그냥 직감일 뿐입니다. 

2. 아니 건물에 접지가 안되었다는게 말이 되나? 외벽에 어떻게 전압이 220볼트가 뜨지? 건물 외함접지를 했을텐데...샌드위치 판넬이라 H빔의 경우 전기공사 할 때 대부분 H빔에 접지 다 할 텐데 이게 뭔일인가? 싶었습니다.

3. 수축튜브를 보면 과연 이 사람들이 수축튜브는 슬리브 2중 절연으로만 하고 도체부분은 수축튜브로만 한것 같은느낌인데... 뭔가 싶습니다. 

입니다. 좀 공부를 더 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진행하면서 배전함에서 분전함 간후 그 분전함 메인 MCCB 터미널 분리 하지 않고 1차를 메가로 측정했을 때 2상이 0오움이 나오길레 이건 또 왜 그런가 했는데 차단기에 보니 전력계하고 전류계 측정하려고 선이 온게 보여서 이놈들 때문에 그렇구나 하는데 정확한 무슨 이유인지도 좀 알아봐야겠습니다. 계량기도 그렇잖아요. ^^ 원리를 정확히 아는게 중요하죠.

비록 제 일은 하나도 못했지만 누군가 다치지 않았다는 것, 그리고 이렇게 찾았다는게 정말 다행입니다. 공장장님이 하시는 말씀이 저 트레이 위를 누가 올라가서 확인하느냐라고 하는데 맞는 말입니다. 높이도 높이지만 여기저기 시설과 설비 로 인해 정말 큰 맘 먹어도 올라가기 쉽지 않을 것 같아요. 다만 바람이 있다면, 이런 유지점검에 용이하도록 공장자체가 설계되어야 하며, 안전에 대해 접근성이 쉽고, 중요하게 여겨 법제화 하는 날이 오길 바래 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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