삽질정신 - 박신영
이 책은 스마트폰 앱인 오디언스북을 통해 알게 되었다. 도서관에서 운영하는 '책을 읽어주는 앱'이다. 많은 책은 없지만 듣기 좋은 책들이 많아 좋다. 운동을 하거나, 운전 할 때 가끔 듣는다. 의외로 괜찮다.
이 책은 초반에 작가가 생각하는 일에 대한 개념이 나와 비슷한 마인드 가졌다고 생각했다. 또 어떻게해서 책까지 쓰게 됐는지도 궁금했다.
책의 내용은 대학시절 자신의 공모전에 대한 얘기를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한다. 자신의 실패담부터 어떻게 해서 공모전의 26관왕이 될 수 있었는지 비법을 알려준다. 마치 자신의 노하우를 보따리에서 풀어놓는 듯 이야기하는 데 기가막힌 전략가란 생각이 들었다. 또한 그녀의 솔직한 입담과 풋풋한 매력을 한껏 느낄 수 있었다.
다른 책에 비해 상당히 유쾌하면서 생기발랄한 표현들이 미소 짓게 만들었다. 특히 가로( )를 써서 작가의 추가적 설명은 신의 한 수였다. 부족한 면을 채우기도 하고, 감성적이면서도, 굳이 논증을 떠나 바로 옆에서 얘기하는 느낌이었다. 더욱이 작가의 속마음을 알게 되는 그런 느낌이었다.
그렇다고 가볍다는 느낌은 아니다. 읽는 동안 작가의 길지 않은 인생을 살았지만 수많은 공모전을 통해 상당한 내공을 지닌 것도 알 수 있었다. 직장생활 오래 해 본 사람이라면 그녀의 얘기에 공감되는 이야기에 고개를 저절로 끄덕일 것이다.
그 중 하나가 '기획서 100번을 보라'는 말이 너무 와 닿았다. 기획서 뿐만이 아니라, 어떤 일이든, 임계점을 넘기 전에는 토할 것 같지만 넘기고 나면 내가 생각했던 그 이상의 통찰력이 생기는 것 같다. 다시 말해, 하고자 하는 것을 무한히 반복하는게 답이라 생각한다. 언젠가 어느 지점을 넘으면 달인이 된다.(기획서를 보고 또 보고 또 봐라. 그럼 나도 그 보고 있는 기획서를 뛰어 넘는, 본인의 상상을 뛰어 넘는 기획서를 갖을 수 있다) 읽다보면 나의 상황과 비교하여 읽게 되니 젊은 친구가 대단하단단 말만 반복할 수 밖에 없었다. 그 룸메이트 언니가 말했던 것처럼 정말 크게 될 사람이었나 보다.
책 속에 삽화를 보면서 정성이 느껴졌다. 몇 몇 자극적인(보는사람의 상상에 따라 다름) 그림도 있기도 하고, PT에 시선을 끌기 위해 다소 리스크 담긴 내용도 있다. 허나 대학생이라면 한번 쯤, 아니 대학생의 특권, 젊음의 특권이 아니겠는가. 꼭 해보라고 권해주고 싶다. 대학생은 젊음, 패기, 도전패면 무엇이 있겠는가? 무엇이든 용서가 되는 나이 아닌가. 혜택이 당연할 때 하는 것이 현명하다. 나중엔 하고 싶어도 욕을 먹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니 나이 들어 해서 욕먹지 말고 지금 당장 해보자. 그 자극적인 사례를 보면 '키스한 여자가 첫 xx 하여 기억되는 방법'이나, 'kiss란 단어의 줄임말을 다른 의미로 이용하는 것'처럼 대담하면서도 강렬하게 느껴졌다.
또한, PT안에 스토리를 담는 것과 'So what?'을 이용해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한마디로 정리하는 것도 기가 막혔다. 책 사이사이에 재밌는 어휘도 좋았다. 마치 매일 소주 먹다가 레몬 소주 먹은 느낌('냉온전환' 이라든지, 그 자기 중심이 자기(애인)중심이라는 말의 라인도 재밌었다) 정말 두손 두발 다 들게 만든다.
공모전을 앞둔 분이나 사회 초년생이라면 가벼운 마음으로읽되, 읽고 나면 묵직한 보따리 하나 챙겨 갈 수 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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