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살 때인가 기억은 잘 나지 않습니다만, 장사를 하시는 부모님 때문에 외할머니네를 몇주 동안 가야했죠. 외할머니네는 경기도 여주였습니다.
제 기억에 할머니네 집은 큰 나무가 있고 노인정인가 무슨 건물을 지나면 삼거리가 나옵니다. 우측길을 들어서자마자 있던 왼쪽에 오래된 단층집이었습니다. 저도 충청도 시골에 살지만 여주 완전 시골이었습니다. 할머니네 작은 대문으로 들어가면 우측에 대청마루가 있는 본체가 있고, 건너편에는 작은 본체가 있습니다. 작은 본체에는 방이 두개 있었죠. 들어가본 적은 없습니다. 작은본체에서 본체를 바라보면 좌측에는 별채?가 하나 있는데 화장실하고 외양간이 있었습니다, 본체 좌측부터보면 조선시대에 쓰던 부엌, 안방, 작은 방이 이렇게 있었죠. 작은방 앞 그러니까 대청마루 우측 앞에는 아궁이가 하나 더 있었습니다. 그 아궁이에서 별미를 맛보곤 했었죠.
제가 너무 어렸을 때라 동네 아이들이 형만 데리고 놀러가요. 그런데 그 때 참새 잡으러 간다고 하더라구요. 저도 따라 가고 싶었는데 너무 어려서 막내삼촌이 못가게 했고, 그나마 제 형은 동네 아이들과 나이도 비슷하고 또, 충청도 촌놈이지만 나름 어머니가 화장품가게 한다고 옷 잘입혀서 그런지 아이들이 잘해준듯 합니다. 데려가려고 하는 형들한테 막내삼촌이 머라고 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여기 지리 잘 모르니까 잘 챙기고 조심하라는 말일거에요.
땅거미가 질고 난 후 어둑어둑해져서 형이 동네 아이들과 왔는데 참새를 잡아왔습니다. 정확히 몇마리 잡아왔는지 모르겠는데 형은 그 참새를 만지지도 못하더라구요. 다 죽어 있었던 것 같아요. 화살로 된 새총으로도 잡고, 그물로도 잡았던 것 같아요. 아마 그날 잡은 걸 우리한테 다 준 것 같아요. 몇 마리도 안됐고 한 집에 몰아주기로 했나봐요. 열심히 형한테 선심쓰는 듯한 이야기를 한참하고 형들은 다 대문으로 나가고 형하고 저하고 삼촌 이렇게 남았죠. 삼촌은 뭔가를 준비하시고 저희는 대문으로 나가 대문 옆에 있던 돼지우리에 어미돼지와 애기돼지를 봤습니다. (너무 어릴때라 기억이 겹치는 것 같기도 해요. 겨울에 비워 놨던 것 같기도 하고...) 이후 삼촌이 어느새 참새가 털을 다 뽑아 새털이 하나도 없는거에요. 참새가 옷을 벗었다고 했던 것 같았어요. 좀 징그럽기도 하고 그랬죠.
이후 삼촌이 그 별채 앞에 있는 아궁이 앞에서 참새를 구워주기 시작합니다. 진짜 먹을것 하나 없어보였죠. 맛만 보라고 형하고 저한테 하나씩 줬는데 이 참새고기 맛이 아직도 잊지 못할 정도에요. 정말 맛있었어요. 아니 이렇게 맛있을 수가 있지 싶었죠. 그때가 제가 6살 밖에 안됐는데 맛있다는 생각만 나네요. 참새이야기만 나오면 그 6살 때 참새 한 첩 먹었던 기억밖에 나지 않아요. 더 주시긴 했 던것 같은데 아마도 외삼촌 소주 안주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막내삼촌이 그때 제 나이쯤 됐었을텐데 좀 특이합니다. 미꾸라지 잡아서 라면에 넣어 먹는 걸 보면 대단합니다. 너무 맛있게 먹길래 한번 먹었다가 바로 뺕었었죠. 그걸 보면서 삼촌이 그렇게 환하게 웃었던 때가 없었습니다.
얼마전 시장에서 노점에서 메추리구이를 파는 분이 보여 참새구이 비주얼하고 비슷슷해 보이더라구요. 어차피 참새도 매추리과잖아요. 저걸 한 번 사먹어봐 싶었는데 요즘엔 안보이네요. 그러다 어머니한테 예전 삼촌이 참새구이 해 줬을 때 그 맛을 못잊는다고 하니 '소고기 한 근하고 참새고기 한 첩하고 안바꿔 먹는다'는 말이 있다고 하네요. 그 정도로 맛있는가 봅니다. 나중에 기회되면 참새파는 가게가서 한번 먹어봐야겠습니다. 참새가 동네에 특히 저희 집 지붕에 수십마리가 있는지 9시만 되면 이것들이 아주 난립니다. 이놈들 한번 끓는물을 한번 구경시켜줄까 생각중이지만, 제가 겁이 많아서 잡진 못할 것 같습니다. 나중에 어디 참새구이하는 포차나 식당가서 한번 맛봐야겠습니다. 겨울만되면 이상하게 생각나는데 어머니가 오늘 속담이야기해서 또 생각이 나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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