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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집에 환자가 있다는 건 엄청 힘든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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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웰라입니다. 요며칠 아버지께서 아프셔서 여러모로 많이 힘들었습니다. 지병(뇌경색)으로 언어 장애가 있고, 어떨 때는 아이 같기도 하고 가끔은 예전 모습 같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몸의 오른쪽 반은 제대로 움직이시지 못합니다. 그나마 아버지 혼자 다 하실 수 있다는데 감사함을 느낍니다. 허나 가끔 아프시거나 아주 세밀한 도움이 필요 할 때 혹은 이상한 고집을 부리실 때가 있는데 그럴 때마다 참 힘듭니다. 

제가 tv 동감에서나 6시 내고향 혹은 개인 유튜브를 보면 집에 환자 분들이 있는 가족들을 보면 만감이 교차합니다. 저랑은 다르게 다들 정말 착합니다. 기본 수년에서 수십년을 뒷바라지 해주는 걸 보면 정말 천사가 따로 없습니다. 저희 집은 대략 아버지가 뇌경색으로 인해 2년 정도 누워 있으셨고 이후 17년 정도 재활운동을 해서 혼자 왠만한 일을 다 합니다. 허나 아프시거나 혹은 아주 소소한 건 좀 도움이 필요로 합니다. 그런데 이게 저한테는 아무것도 아닌일인데 이상하게 짜증이 나더라구요. 년수가 늘어 갈수록 좀 그래요. 그리고 또, 아버지 모시고 어디를 가더라도 걱정이 앞섭니다. 공동체 의식 같은게 좀 없으셔서...

예를 들면, 여름철에 에어컨 빵빵하게 시원하게 틀면 아버지는 100% 춥기 때문에 에어컨이나 선풍기를 끄라고 합니다. 전체가 사용하는 에어컨도 끄라고 할 땐 좀 난감합니다. 집에 혼자 계실땐 에어컨 트실 일 없으십니다.  뇌경색으로 좀 체온이 조금 내려가 있는 것 같아요.그래서 항상 자켓을 챙겨 들어가야 합니다.

또 방귀를 자주 뀌시는데 냄새는 나지 않는데 너무 대놓고 북북 하시니 민망하더라구요. 그래서 왠만하면 다른 손님과는 거리를 두려하는데 이게 또 잘 안되요. 그래서 외식을 잘하지 않습니다. 집에서 먹는게 편한데 어머니는 나가서 드시는걸 좋아하시고...

또, 전립선이 좋지 않으셔서 소변을 잘 참지 못하세요. 1시간 거리에 있는 곳도 중간에 한번은 화장실을 들려서 가는데... 가끔 그렇지 못할 때가 있습니다. 또, 10분전에 갔다왔어도 또 가실려고 하고... 화장실 가고 싶다고 이야기 한 후 30초를 못 참으세요. 아무대서나 볼일을 보시는데 그런데가 꼭 아파트 엘리베이터이거나 계단, 지하주차장입니다. 물론 뒷처리는 다하긴 하는데요. 그럴때마다 정말 '아....' 성인용 기저귀를 권해드려도 싫다고 하시는데 며칠전 아프실 댄 전립선약을 드시니 계속 소변이 세어 나오니 기저귀를 차신다고 하더라구요. 지금은 잘 입고 계십니다. 

또 아프시기라도 하면, 보호자가 되어 계속 케어를 해 드려야 합니다. 이후 집에 와서도 계속 간병인이 되어야 합니다. 차도라도 있으면 다행인데 추가 문제가 발생하면 멘붕입니다.

 

이런  일에 반복입니다. 계속 묶여 있어야 합니다. 그게 20여년이 되어 갑니다. 다행이 저 말고 어머니도 있어 번갈아 가며 하고 있습니다. 아프거나 그러면 정말 회사일도 안되고, 좀 뭔가 붕 떠 있는 느낌입니다. 시간이 갈수록 더 힘들어지는 것 같아요. 뇌경색이라는게 더 좋아질 수 있는 약이나 수술이 있는게 아니다 보니 그런것 같아요.

그런데 아까 말씀 드린 것처럼 방송에 보면 저분들도 저랑 비슷한 처지이거나 더 어려우실텐데 어떻게 저렇게 사랑으로 다 할 수 있을까 싶습니다.  한편으론, 해가 갈수록 내 맘 같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더라구요. 제가 모나고 좀 나쁜것 같습니다. 

그럴때면 저와 비슷한 친구들에게 물어 봅니다. "나는 아버지 전화만 오면 짜증부터 낸다"고 하는 친구도 있어요. 이 친구네 아버지도 뇌경색인데 약하게 오셔서 왼쪽만 좀 불편하고 머리에는 이상이 없으세요. 또 다른 친구의 아버지는 몇년전에 돌아셨는데 우울증이 있으셔서 온 가족이 그 당시 너무 힘들었다고 합니다. 미쳐버릴 것 같았다고... 부모님이 치매가 있거나 몸이 불편한 친구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똑같습니다. 너무 힘들다고. 

아 갑자기 제일 가까운 분이 생각났습니다. 몇년전쯤이였을 겁니다. 저희 친척중에 파킨슨 병에 걸리셔서 수년째 병원에 누워 계십니다. 한 5년동안은 집과 병원을 번갈아가며 치료를 받으셨다고 들었는데 이제는 요양원으로 모셨다고 합니다. 원래 친척누나가 독실한 기독교인이기도 하고, 저희 친척중에 넘버원으로 착한 누나인데 그 누나가 '이제 보내 드려야 하지 않겠냐?'란 말이 나왔다고 하더라구요. 직접 들은 이야기는 아니지만 안타까웠습니다. 물론 큰 형이 절대 안된다고 해서 지금도 요양원에 계십니다. 경제적으로 여유도 있으시고, 누워 계신 분이 공무원으로 재직하셨어서 매달 연금이 나와 그 연금이 한달 병원비로 나간다고 합니다. 

제 주변도 다 이렇게 힘든데 tv, 유튜브 채널을 보면 이질감을 느낌입니다. 저희 같은 보통인간을 뛰어 넘는 정말 사랑의 힘으로 나아가는 분들을 보면 정말 대단하고 존경스럽고 부럽습니다. 저도 그런 마음이 들었으면 합니다.  저는 가끔 힘들면 화를 내기도 짜증을 내기도 하는데 얼마 안가서 또 미안해 지더라구요. 이런일이 반복 되어서 아예 후회할 짓은 하지 말자고 해도 또, 몇번 못가서 화를 냅니다.  ㅠㅠ

누군가 '아버지 계실 때가 좋을 때라고. 돌아가시면 보고 싶어도 못 본다고. 잘 모시라고...' 네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렇게 하려는데 그게 잘 안됩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돌이켜보면 20년동안 좀 지친 것 같아요. 아버지 질병이 희망이라는 것을 찾을 수 없고, 나이들수록 다른 병들이 생기다 보니 그러것 같아요. 지겨운 것 같기도 하고....

그런데 또 한편으론 어머니가  큰어머니 호흡기 끼신 걸 보고 자식에게 피해 주고 싶지 않아서 나중에 자기가 그렇게 되면 호흡기 빼라고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어느 기관에 가서 그런 상황이 되면 치료 거부하는 그런게 서약이 있는지 서명하고 오셨다는데... 이럴 땐 참 부모의 내리사랑이라는게 이런 건가 봐요. 부모들은 자식들에게 조금이라도 피해주고 싶지 않은데 자식이란 이놈은 왜 이러는 걸까요?  참 슬픔니다. 

분명 아버지도 제가 어렸을 때 저를 이뻐하고 사랑하셨을 텐데 말이죠. 지금도 분명 아프시지만 않았다면 그러셨을텐데... 가슴이 먹먹하네요.

또다시 마음을 가다듬어 봐야죠. 그런 마음이 생기지 않더라도 그래도 노력은 해야겠죠? 노력하면 그런마음이 생기겠죠? 지금 좀 힘들다고 평생 후회할 일 만드고 싶지 않습니다. 화이팅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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