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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93 독학 - 시라토리 하루히코 지음 / 송택욱 옮김 / 이룸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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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학 - 시라토리 하루히코


   이 책은 독학의 방법론이나 기술에 대한 책이 아니라 독학하는 자세, 태도에 대한 이야기다. 사람은 외부적인(세미나, 학원) 영향에 의해 변화되기도 하지만, 독학을 통한다면 자신의 내면 깊은 곳에서 일어나는 진정한 변화를 느낄 수 있다고 한다. 또 일상 속에서 만나는 것들에 대한 소중한 의미를 되찾고 삶의 의미와 진정한 인생을 찾을 수 있다고 한다.



   눈에 띄는 부분은, 독학하기 위해서는 흥미가 있는 분야를 자신의 속도로 철저하게 독학하라고 한다. 독학하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여야하고 자신이 받아 들일 수 있는 속도에 맞게 독학하라고 조언한다. 자꾸 장애물이 생긴다던가 흐름이 끊기는 공부는 지속하기 어렵다. 그런 실패담은 나에게도 있다. 학점은행을 통해 C언어를 공부해 보지만 평소 흥미보다는 인기 있던 과목에 공부했다. 결국 학점을 취득하지 못했다. 평소 자신이 흥미 가지고 있고 즐거운 분야를 선택해야 한다.



  이 '독학' 작가의 일관된 태도에 놀랐다. 이 책에 주제인 ‘독학의 자세’가 작가의 책의 표현에도 몸소 나타났다. 다소 주장이 지나치다 싶지만, 분명하고 확실하게 주장한다. 두 가지 예를 들자면 ‘근처에 제대로 된 도서관이 없으면 빨리 이사 가라. 도서관, 학교, 병원만큼 충실하게 운영하지 못한다면 비인간적인 행정뿐이다’라고 말한다.

‘평생교육이란 그럴 듯한 글귀를 앞세워 시험과 제도를 만들고 판매하는 회사가 번성한다’는 말에 뒷통수를 맞은 듯 했다. 학점은행도 그런 취지로 만들어 누군가의 주머니를 채우기 위함은 아닐까 되짚어봤다. 두리뭉실하게 이야기하는 작가보다 논란이 될 수 있지만, 이렇게 자신의 논리로 일관되게 주장을 펴는 작가에 더 큰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독서에 대한 태도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봤다. 자신의 소박한 의문을 파헤치며 답변하는 형식의 독서를 하라고 말한다. 또 독서도 읽기 쉬운 책을 잃을 가치가 없다고 말하며. 이해하기 어려운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어려운 책이 얼마나 어렵고, 어떻게 시작하고 끝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얻는 게 있다고 말한다. 그 동안 다 읽어서 뿌듯해 하던 책보다 어려워서 중간에 덮었던 책이 나에게 더 큰 도움이 될 수 있었단 말에 읽는 도중 포기하는 책을 만날 때마다 낙담하는 대신 내 자신을 위로 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한권의 책을 깊게 읽는 것이 중요하냐, 다독하는게 중요하나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방금 한말이 해답을 주는 것 같다.

   독학은 자기학습과 닮은 모양이다. 학점은행 역시도 이 테두리 안에서 속할 것입니다. 독학하는 자세에 대해 알 수 있었던 계기였고, 기존의 올바른 방법이라고 생각했던 부분이 편견은 아니었는지 다시 생각해보는 시간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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