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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만원의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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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에는 5일마다 장이 선다. 사실 전통시장이 집에 붙어있다가 다른 곳으로 이전했다. 그래서 지금은 5일장을 갈 일이 거의 없다. 시장에 붙어서 살면 장날 사람도 많고 길도 좁고, 또 내가 원하는 속도로 걷기도 싶지 않다. 장서는 날 차 끌고 가면 차 갖다 버리고 싶다. 

새로 이전한 전통시장은 그때와 사뭇 다르다. 처음간 건 아니지만, 5일장이 선 상태에서 장안을 들어간 적은 처음이다. 평일이라 그런지 한산하다. 구경하는 사람에게 있어선 이 정도가 딱이다.

5일장이 서면 자주 먹던 국밥집에 갔다. 이전하기 전에는 한 때 정말 자주 갔었다. 60대 부부와 젊은 이모가 함께 일하시는데 가끔 주인 아주머니와 아버지가 손님들이 주는 술에 취하시면 서비스라면서 돈을 받지 않는다. 나도 그럴 때 그 곳에 한 번 있었다. 이모가 주인부부를 혼내는 사태가 벌어진다. 종업원이 사장 혼내키는 재밌는 상황이 벌어진다. 물론 대부분의 사람들도 이런 상황을 즐기면서 음식값은 모두 알아서 이모에게로 가서 계산하고 간다. 

어머니가 시간나면 장터국밥 먹으러 가자고 하는데 이상하리 만치 잘 안오게 됐다. 이번에 큰 맘(?) 먹고 오게 됐다. 국밥이 한 그릇에 4,000원. 예전에는 3,000원인데 올랐다. 올라도 제일 늦게까지 장사하다가 철수하는 집이 이 집이다. 

국밥에 깍두기가 다다. 아. 보릿물도 있다. 국밥 나오기전에 보릿물이 왜 이렇게 맛이 있던지. 밥은 바닥에 깔려 있다. 나도 밥을 말아서 주는 곳은 이 곳이 처음이었다. 밥달라고 하시지 말기 바랍니다. 

이제까지 먹은 국밥 중 세 손가락 안에 들정도로 맛있다. 국물이 맑고 깔끔하다. 돼지 누린내도 없고, 국물 위에 뜨는 기름도 없다. 양이 덜차 순대를 시키려고 했지만 '선국밥후호떡'이 있기 때문에 참았다.

먼저 이실직고 하지만 이번 호떡 사진은 없다. 처음으로 뭘 먹기전에 사진찍는건 장터 국밥이 처음이다. 한참 먹고 나서 찍어 이걸 찍어서 보면 내가 봐도 더럽다. 그런데 이번 호떡은 아예 찍을 생각조차 없었다. 호떡 두개 2,000원에 오뎅 국물 떠서 먹고 왔다. 배불러 죽는줄 알았다.

행복이 별거 없네요. 2인 1만원의 너무 괜찮은 한끼 식사였습니다. 멀리 가지 않아도 되요. 주변을 잘 찾아보면 이런 곳이 많답니다. 파랑새는 가까이에도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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