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초부터 영화 '신과함께'가 큰 흥행을 했다. 영화를 봐야지봐야지 하면서 결국 책으로 봤다. 책이긴 하나 웹툰이라 만화책이다. 워낙 주변에서 저승편을 꼭 읽어보라고 해서 '저승편'과 '신화편' 총 6권을 읽어밨다. 6권 읽는데 한 반나절 걸렸다. 웹툰이라 그런지 금방 읽을 수 있었다. 물론 지금은 2권으로 된 이승편도 읽고 있는 중이다.(옛날 책이죠? 내용은 같겠죠 뭐 ^^)
저승편이 좀 재미있었다. 영화도 저승편이었는지는 모르겠으나 내용이 참신했다. 주인공 자홍이 회사의 야근과 음주로 죽게 됐다. 죽어서 저승차사가 그를 데리고 간다. 그는 49일동안 재판을 받게 된다. 물론 국선 변호사가 그를 도와준다. 재판은 6개인지 8개인지 관문을 해쳐 나가는 과정을 그린다. 이후 재판 결과가 나온다. 천상문이나 인간문, 축산문, 지옥문 등 8?개의 문을 통해 나간다. 기대가 커서 그랬는지 모르지만 기대를 완전히 채우진 못했다. 그래도 재미있긴 재밌었다. 그 중에 유독 동의 되는 부분이 하나 있었다. 자홍을 도운 진기한 변호사가 나온다. 그는 책 속에서 엉뚱하지만 기발하고 재치있는 임기웅변으로 피고인을 위기에서 구출한다. 평범해 보이지 않은 변호사라 생각했다. 후반에 그에 대한 내용이 나온다. 그는 변호사를 양성하는 기관에서 군계일학이었다. 몇백년만에 나온 수재자라고 한다. 개인적으로 김연아 급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사람이 모든 사람이 제일 기피하는 국선변호라를 자처한다. 부귀영화라고 해야할지 모르지만 선망의 대상이 되던 직업을 모두 내던지고 어느 외곽에 위치한 허름한 빌딩에 변호사 사무실을 개업한다. 그가 그렇게 한 이유는 좋은 환경과 문제가 없는 피고인을 변호하면 자신에겐 발전이 없다는 것이다. 즉, 문제가 많고 어려운 환경에서 시작해야 자신이 더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내가 예전에 영업을 할 때였다. 우리는 약을 팔아야 했다. 그러나 그 제품으로 정말 유명한 유럽 제품이 있었다. 게다가 괜찮은 국산 제품도 있었다. 적어도 우리 제품보다는 퀄리티가 좋았다. 따라서 우리는 어떤 제품도 질적으로 이길 수 없었다. 성분 함량도 같지만 약빨이 좋지 않았다. 우리 영업부 뿐만아니라 기술팀도 퀄리티가 좋지 않다는 것을 인정했다. 그런데 우린 어쨌든 팔아야 하는 입장이었다. 그만 두던지 팔던지 둘중 하나다. 결국 우린 영업을 계속해 나갔다. 한편, 유럽제품 영업사원들은 영업 할 필요가 없었다. 저절로 소매점에서 찾기 때문이다. 우린 정말 부러웠다. 그러나 시간은 점점 지났다. 우리의 영업수완은 점점 좋아졌다. 이후 어떤 그지 같은 제품을 가지고 와도 어떻게든 팔 생각은 해봤다. 우리끼리 농담으로 점점 사기꾼이 되어간다라고 했다. 암튼 영업수완은 점점 좋아졌다. 해외제품 판매원들은 영업력이 점점 떨어지기 시작했다. 영원할 것만 같던 자신들의 제품이 밀리기 시작했고, 그들 역시 얼마뒤에 자리를 내줘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그들은 영업력 자체가 없었다. 또한, 업계에 관계자들도 좋은제품을 가진 회사는 영업력이 떨어지기 마련이라고 합니다. 이렇듯 자신의 능력과 환경이 그지 같고 시궁창 같다고 비관하지 마세요. 그 곳에서 버티고 이겨 내면 더 큰 세상에서도 버티고 성공할 수 있습니다. 버텨낸 결과로 나만의 무기와 노하우가 만들어지기 때문입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읽었는데 묵직한 생각이 다시 돌아와 일요일에 집에서 그냥 만화책만 읽었다는 생각은 들지 않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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