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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191023 일기 '건물 하나 잘못지면 집안이 풍비박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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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웰라입니다. 며칠전입니다. 거래처 들렸다가 오랜만에 사장님 얼굴도 뵐까 했는데 자리에 없어 전화해 보니 30분 정도는 기달려야 한다고 한다. 근처 한 거래처 잠깐 다녀 오겠다고 천천히 오시라고 했다. 


얼마전 다른 직원분이 담당하는데 이제부터 제가 관리해 보는게 어떻겠냐고 하여 시간이 나 찾아가 봤다. 위치는 저희 동네에서 시내권에 위치한 건물입니다. 괜찮은 위치입니다. 저는 이 건물주가 누구인지도 알고 또 이 건물에 슬픈 사연도 익히 알고 있습니다. 물론 다 소문이라 정확하지 않습니다.


이 건물을 지으신 분 정확히 말하면 건물주겠네요. 그 분이 6층 짜리 건물을 올린후 얼마 지나지 않아 돌아가셨습니다. 자살은 아니였던것 같고 이 건물 짓느라고 엄청 마음 고생을 하셨다고 합니다. (20년전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그 분 아내 분이 그 건물 1층에서 의상실을 했습니다. 돌아가시기 전에는 의상실을 하셔서 참 옷을 잘 입고 다니시고 럭셔리(약간 앙드레김의 느낌도 좀 났었습니다.) 했습니다. 딱봐도 정장을 주로 입고 다니셨습니다. 그런데 그 분이 남편분이 돌아가시고 나서부터 행동이 좀 달라지셨습니다. 제가 한참 학교 다니고 있을 때 그 분이 언제부턴가 보는 사람마다 사탕을 나눠줬습니다. 저는 '어? 왜 그러시지?'하면서 사탕을 주시면 사양하면 몇 개 교복 상의 주머니에 넣어주셨습니다. 그리고 또 의상실을 해서 더러워지거나 교복이 헤이해져 있으면 의상실에 가자고 하며 '남방'이나 다른 교복을 하나 그냥 준다고 하시기도 했습니다. 동네 사람들이 남편분을 잃고 나서 정신적 충격을 받으셨다는 이야기 많았습니다. 이전에는 그러지 않으셨으니까요. 그러니 사람들 사이에서 이런 저런 이야기가 나오고 또 없는 말도 생기기 사작했습니다. 한참 지나고 나서 다시 고향 동네로 와보니 의상실은 없고 그 분도 볼 수 없습니다. 지금은 꽤 나이가 있으실 것 같네요. 당시에는 50~60대였거든요. 다만 자녀가 이 건물을 팔았다고 한 소문만 있습니다.

 

이런 에피소드가 있는 건물에 들어섰습니다. 예전에 딱 한번 올라왔었던 것 같은데... 그것도 20여년 전입니다. 그런데 지금 이 건물을 들어서니 무슨 건물을 이렇게 지었나 싶었습니다. 20년이라고 하면 오래된 건물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저희 동네에서는 그닥 오래된 건물에 속하지 않습니다. 또한 외벽을 대리석으로 하고 나름 저층만 짓는 시내에 6층이 들어와 요즘 건물이라 할 수 있었죠. 그런데 이 층층이 하나의 방? 사무실? 상가?로 되어 있는데요. 정확하게 뭔지 모르겠습니다. 또, 각 층의 1개의 공간만 나오는데 그 공간을 들어서는 문도 철문입니다. 

1층은 분식집, 2층은 호프, 3층은 바 4층은 공실, 5층은 무슨 집같고, 6층은 잘 모르겠습니다. 각 대문에 상호가 써있어야 알 수 있습니다. 다 철문으로 되어 있고 안을 절대 볼 수가 없습니다. 4층에 문이 살짝 열려 있어 문을 열고 들어가보니 누수가 굉장합니다. 전혀 사람이 없는 상태인데도 불구하고 화장실과 거실벽에 물이 뚝뚝 떨어지고 꽤 오래 전에 곰팡이가 피어 좀 무섭기까지 했습니다. 


구조가 통으로 되어 있는 사무실도 아니고, 아파트 집처럼 약간 방으로 되어 있습니다. 오피스텔이라고 하기엔 너무 넓은 것 같았습니다. 애매하다란 생각을 하면서 거실에 통유리를 통해 밖을 내다 볼 수 있었습니다. 이런 통유리라면 아파트에 사용할 것 같기도 하다.라면 본 전망은 그냥 그렇습니다. 전망이 좋은 것도 아니더라구요. 


건물을 이리저리 다니면서 건물을 어떻게 이렇게 지었지. 용도도 불분명하고, 물은 줄줄줄 새고...예전에는 그래도 이정도는 아니였지만 그 당시에도 친구인가 후배가 춤연습실로 쓰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아마 이때도 그 여사장님이 무료로 내주었던걸로 압니다.)

아마 그 분의 화근은 이 건물에서 시작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건물에 들어서서 여기저기 둘러보면서 왠지 모르게 그 아주머니가 생각나더라구요. 또 그 남편분이 이 건물 때문에 스트레스 받았던 이유를 대충 알것 같아요. 지금 생각해도 그 아주머니가 또렷히 기억 납니다. 앙드레 김처럼 화장과 옷을 입고(물론 좀 더 수수했습니다.) 웃으면서 반지를 왕창끼운 손에서 사탕을 건내주던 그 분의 얼굴~ 


그런데 지금 생각해 보면 정신이 좀 이상해졌다고 생각들지 않고 뭔가 건너면서도 미소를 띄며 조심스러웠던 것 같았습니다. 어떻게 사실까 궁금하네요. 저도 생사는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만, 그 분이 기억이 납니다. 씁쓸한 생각을 머금고 다시 거래처 사장님과의 약속시간에 늦지 않게 자리를 떴습니다. 

건물주가 모두 신의 위에 있지 않을 수 도 있습니다. 또한 요즘 시기에는 더욱 그렇지요. 이렇게라도 건물 없는 설움을 좀 달래 봅니다.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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