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박3일 칭다오 여행
전날 11시 조금 안되어 잠들긴 했지만 정말 피곤했다. 특히 다리가 너무 아팠다. 그러나 3일이란 짧은 시간을 여행하기에 지체없이 몸을 움직였다.
7시쯤 준비해서 8시에 나갔다. 우선은 석노인 공원을 찾았다. 택시 타고 10원 정도에 도착했다. 사실 그냥 둘러보러 갔다. 사실 언제부터인지 기억은 잘 나지 않지만 태국이나 필리핀을 가면 동물원을 꼭 가게 된다. 반나절 투어니 하루 투어라고 해서 마땅히 할 것이 없어 갔었는데 항상 내키지 않았다. 차라리 에버랜드가 낫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야생에서 살아야 할 동물들을 가둬놓고 인간의 마음에 들도록 본능을 고친 다는 것이 바람직해 보이지도 않았다. 따라서 우린 동물원에 들어가지 않고 그 앞에서 사진만 찍은 후 다시 시내로 향했다. 시간이 많이 지체 되었다.
우리의 목적지는 화석루. 그곳으로 향했다. 다행히 직접 가는 버스가 있었다. 에어컨 버스라 2원씩, 둘이니 4원내고 갔다. 버스비 정말 저렴했다. 에어컨 버스는 명 당 300~400원 정도이었다. 중학교 때 내던 버스비 정도로 느껴졌다. 안내원도 있어 호기심 어리게 쳐다봤다. 이후 팔대각 근처 정거장에 내려 내려 시원한 숲에 들어섰다. 이때 '도착했구나' 란 생각이 들었다. 우선 공원에 전기차로 된 관광차가 다녔고 이 숲이 정말 시원하고 살림욕하는 느낌이었으며, 관리가 꽤 잘되는 숲이라고 느꼈기 때문이었다. 특히 여성분들도 많았다. 좌판에서 음료와 아이스크림을 사서 먹으며 다닌다. 그렇게 주의를 둘러 보며 걷다 보니 화석루에 도착했다. 입장료가 정확히 얼만진 기억 나지 않지만 저렴했다. 화석루 안에 들어가보니 볼 건 없었다. 그래도 왔으니 한번 보자는 심정으로 들어갔다.
내 취향은 확실이 아니다. 한번 만 갈만하다. 들어가지 않아도 상관 없다. 다시 들어가라면 차라리 앞에 시원한 공원에서 아이스크림이나 먹는 것이 더 낫다고 보는 1인이다.
화석루 근처에 바닷가가 있어 바로 내려갈 수 있다. 한국이랑 비슷하다. 보이는 곳은 암석뿐이었다. 하지만 우측으로는 해수욕장이다. 아마도 들어가는데 2원인가 입장료를 지불해야 한다. 바닷가 물은 우리나라 서해바다 정도 된다. 사람은 많지 않았다. 사실 마음이 급했다. 기간만 좀 길게 왔다면 바다에 들어가 수영도 하고 싶었는데 그러기엔 2박3일은 상당히 적게 느껴졌다.
이후 우리는 까르프로 향했다. 살 물건도 있었고 간단하게 식사도 하기 위해서였다. 까르프 푸드코트를 찾아가는데 어이없는 일이 생겼다. 앞서 가던 남녀가 싸우더니 남자가 여자 머리를 있는 힘껏 때리는 것이 아닌가. 내가 다 놀랬다. 그러더니 남자가 미안하다는 듯이 그녀에게 다가갔지만 여자는 이미 마음이 상해 그 남자를 뿌리쳤다. 큰 소리 오갈 것이 뻔하니 여자를 다른 장소로 달래서 이동한다. 나이는 20대 정도 됐을까? 처음봤다. 남자가 여자를 때리는 것을.
놀란 맘을 진정시키고 까르프 입장하자 마자 1층에 식당이 즐비해 있었다. 무엇을 먹을까 한참을 고민하다가 사람들이 제일 많이 먹는 것으로 정했다. 맛은 괜찮았지만 조금 짰다. 나는 적어도 싱겁게 먹는 스타일은 아닌데도 짰다. 허기를 채운 후 식재료 코너에서 약간의 소스와 음료를 샀다. 왜냐하면 오늘 유명한 오리훈제를 제대로 먹기 위해 소스를 몇 개 준비했다. 그 후 미리 정한 스케줄대로 천막성으로 이동했다. 천막성 찾기가 조금 어려웠다. 많이 힘들었다. 버스를 타고 내려서 물어 물어 갔다. 정말 각 유명지역을 한문으로 써서 보여주기만 하면 사람들이 친절하게 가르쳐 주었다. 천막성은 시원하다는 느낌이다. 천장을 높게 지어 그 천장에 구름을 표현 해서 지울 수도 있구나 싶었다. 천정이 꽤 높았다.
천막성에서 출구에서 나와 좌측으로 3분 정도 걸어가면 맥주박물관이다. 내가 제일 기대했던 곳이다. 맥주를 좋아하기도 했지만 맥주공장 견학을 한다는 것도 뜻 깊었다, 추후 수제맥주 만들 때 어떤 원리로 만드는 건지 미리 예습하는 기회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입장에 앞서 로비에서 배터리 충전 하였다. 워낙 구글맵과 인터넷을 접속하여 배터리가 하루를 못 갔다. 어느정도 배터리가 충전 된 후 다시 구경하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많았지만 그 사람들 뒤를 따라 다니며 구경을 했다. 하나의 관광 코스이기도 하고, 맥주 공장이기도 하고, 이 회사의 역사이기도 했다. 참 이 공장을 이렇게 만든 사람이 누구일까 생각했다. 참 좋은 시스템이라고 생각하고 아울러 우리나라도 막걸리나 맥주공장을 이런 시스템을 벤치마킹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생각도 들었다. 그러나 주변에 구경거리가 더 있어야겠지만.
그 도시에 랜드마크이지만 좀 더 많은 볼거리가 있어야 관광도시가 되지 않을까 싶다. 입장료가 약간 비싸단 생각이 들었다. 아시다시피 맥주 한잔을 준다. 개인적으로 병맥주를 좋아하는데 박물관에서 생맥주로 준 맥주는 정말 시원하고 맛있었다. 뭐라고 해야 할까 맥주의 탄산도 있지만 부드러우면서 걸쭉해서 이거 정말 우리가 알고 있던 그 칭다오 맥주 맞는가 싶었다. 물론 더 마시고 싶었지만 어떻게 사먹는지 몰라 포기했다.
1관은 과거에 이 맥주 박물관 역사가 어떻게 되었는지에 대해 나왔다면 2관은 현대의 칭다오의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또한 마지막 부분은 뭔가 미래지향적인 가치관을 보여주는 듯 했다. 먹거리 공장답게 깨끗하게 잘 관리되는 것 같았다. 거의 투어 마지막에 이르면 공장도 직접 볼 수 있었다. 캔봐!!!! 예전 알바하던 기억이 새록새록 난다. 꽤 좋은 박물관이자 공장이었다. 투어 중에 제일 기억 남는 투어였다. 우리나라도 맥주공장을 개조해서 박물관처럼 만들면 괜찮지 않을까 한다. 또한 숙성된 맥주를 바로 마실 수 있도록 하고, 주변 볼거리 몇 가지를 지역자치구와 함께 협력한다면 좋은 관광코스가 될 수 있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튼 칭다오 박물관 투어는 돈이 아깝지 않았다.
맥주 박물관 투어를 이걸로 마쳤다. 요트 경기장으로 이동했다. 사진으로 봤던 멋있는 석양을 보기 위해서다. 멋있는 석양을 바라보고자 했지만 조금 늦었다. 또한 명당이 있는데, 그 곳까지 가기엔 너무 멀었다. 그리고 배가 정말 고팠다. 대충 구경하고 전취덕을 먹자는 생각으로 버스에 몸을 실었다. 지도에는 운소로 미식가 거리에 있다 표기되어 있었다. 그 근처에 샅샅이 뒤졌지만 아니었다. 5.4광장 근처에 있었다. 정확히 5.4광장 앞에 있고, 5.4광장을 등진 상태에서 좌측에 있다. 물어 물어 갔더니 바로 5.4광장 옆이다.
이번 사진도 없다 너무 배가 고파서 사진 찍는걸 또 잊었다. 일단 남자 둘이서 반 마리만 시켰다. 많은 사람들이 반 마리는 배 터진다고 하는데 그건 아니다. 처음엔 맛있는데 먹을수록 손이 많이 가진 않는다. 아마도 기름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 그러나 맛은 괜찮다. 우린 전취덕 반 마리, 바지락 볶음과 짜장면 시켜 먹었다. 짜장면은 식당 올라오다 보면 엘리베이터에 광고가 붙어 있어 이거 달라고 했다. 여기선 영어 하시는 분이 있어 조금 더 수월했다.
이렇게 식사를 하고 11시에 택시를 잡으려 했다. 정말 몰랐다. 택시 잡기가 이렇게 어려운지 몰랐다. 예전 어학연수 때 크리스마스 때나 한해 마지막 날 같았다. 택시 잡는데 1시간 30분 걸렸다. 길가에 택시 잡으려고 하는 사람이 한 둘이 아니었다. 예전처럼 또 걸어가는 건 아닌지 불안했다. 그래도 어렵게 택시를 잡아 탔다. 택시 잡으려고 하는데 이상한 아저씨가 와서 개인 차 같은 걸로 데려다 준다고 하는데 여긴 중국 아니던가. 우린 끝까지 택시를 기다려 천신만고 끝에 택시를 잡고 숙소에 도착했다.
오늘도 너무 피곤했다. 마지막 밤이기에 칭다오 맥주 축제를 보러 갈까 했다. 하지만 조선족 마트 주인이 충고해줘서 그냥 말았다. 볼 건 없고 입장료만 비싸고 가서 맥주값이 바가지란 소리에 피곤하니 그냥 근처에서 마시던가 숙소에서 마시기로 했다. 또 예전 칭다오 축제는 괜찮았는데 돈 벌려는 사람들 때문에 예전만 못하다는 소릴 듣는다고 한다. 그래서 조용히 숙소에서 한잔했다. 다리가 터질 것 같았다. 버스를 잘못 내리는 경우가 더러 있어서 걷다 보니 너무 아팠다. 여담이지만 중국에서의 버스 한 정거장이 우리나라에서는 거짓말 조금 보태 5~6 정거장 되는 것 같았다. 아. 진짜 죽는줄 알았다. 2일차도 내가 언제 잠든 지도 모른 체 기절했다.
3일차 오늘은 늦게 일어났다. 그리고 숙소에서 짐을 챙겼다. 비행시간이 늦은 오후시간이라 캐리어 갖고 나갔다. 로비에 맡기려 했으나, 미식가 거리에 가서 안마 받은 후 직접 출발하기 위해서 캐리어를 챙겨서 이동했다. 체크아웃을 한 후 미식가 거리로 갔다. 버스에 오르기 전 숙소 앞 해변에 가보기로 했다. 근데 깜짝 놀랐다. 이제까지 간 바닷가엔 사람이 없었는데 그 없던 중국 사람들이 여기다 있었던 것 아닌가? 여기서 놀았어야 하는데 하는 아쉬움과 이제야 알게 되다니 억울한 생각이 들었다. 차라리 보질 말든가. ㅠㅠ
하지만 어찌하겠는가 약간에 아쉬움은 뒤로 하고 운소로 미식가 거리에 가서 밥을 먹고 마사지 받은 후 공항버스를 곱튼 호텔 앞에서 타고 공항으로 향했다. 공항에 가니 비행기는 1시간 정도 연착이 되어 인천공항에 밤11시가 되어 도착했다. 천안 가는 버스가 끊기고 그나마 청주가는 버스 2자리가 남아 있었다. 정말 다행이었다. 그렇게 천안엔 못 가서 내 차는 하루 더 천안에 있어야 했다.
여러모로 이번 칭다오 여행은 등산하는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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