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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102. 어느날 작가가 되었습니다. - 하넷 하위징 지음 / 전은경 옮김 / 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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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설마 혼자 오지는 않았지? 엄마는 어디 계시니?"

"우리 엄마는 죽었어요."
"미안하구나 몰랐단다."
"뭘요 괜찮아요"

처음 이야기는 위와 같이 시작했다. 일곱살 아이가 대답한 이야기치고 충격적이다. 마치 남의 일처럼 이야기 한다.
줄거린, 한 어린 아이가 이웃집 에 사는 유명 작가에게 글쓰기 수업을 받으며 자기가 쓴 소설을 검사 받는 형식으로 진행한다. 글쓴 내용을 검사를 받으며 고쳐야 할 부분, 추가해야 할 사항등을 교정해 주고 글쓰기의 필요한 기본적인 이야기를 알려주는 내용이다. 읽으면서 '아~ 이런 걸 쓰면 안되는구나~!', '이런 것도 있었구나~' 와 같은 감탄사를 뱉을 것이다. 그런 것들에 무엇이 있는지 몇 가지만 본다면,

제일 많이 하는 실수가 아닌가 싶다. 바로 '말하지 말고 보여줘라(화상 비법),'쇼우 돈텔(Show Don't tell)'이다. 예를 들어 어느 한 중년 남성이 외롭다는 것을 말로 설명하지말고, 그 사람의 걸음걸이와 축쳐진 어깨, 뚜벅뚜벅 걸어가는 모습을 보연주라는 말이다. 말하고자 하는 대상의 특성과 느낌을 보여주는 것을 말한다. 물론 어떤 장르의 책을 집필하느냐에 따라 다르다고 생각하지만, 상황을 보여주는 기법은 자기계발서나 경영서에서도 실례를 인용하거나 상황을 설명할 때 꼭 필요하리라고 본다.


참 글은 잘쓰기 위한 당연한 말이지만 참 어려운 말이기도 하다. 바로 '무조건 써라' 정말 글을 쓴다는 것이 이렇게 힘든일인지 몰랐다. 그냥 자기의 생각을 정리해서 글로 표현한다는 아주 단순한 논리인데도 불구하고 이게 말따로 글따로 간다. 생각하는 것을 그대로 글로 옮긴다는게 쉽지 않다. 좀 과장된 표현이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생각 따로 손 따로 글 따로다. 정말 쉽지 않다. 그런데 매일 무조건 일정시간을 쓰라고 하는데.... 뭔가 정리해서 글로 쓸려고 하려면 이상하리 만치 헬쓰장이나, 운동을 하는 것과 같은 에너지를 소모하는 것을 느낀다. 물론 헬쓰장도 가기 싫지 막상 가면 열심히 한다. 글도 막상 쓰기 싫지 쓰면 열심히 쓴다. 물론 가기 전에 소모될 에너지 때문에 하기 싫고 처다도 보고 싶지 않다는 게 문제지만 어떻게 하겠는가? 몸짱을 만들라면 운동을 해야 하듯이 글짱을 만들라면 무조건 쓸수 밖에...


시점이동도 흥미롭다. 자신의 시점과 현재시재로 글을 쓰면 더욱 생동감 있게 전해진다. 또 나의 시점에서 상대방에 시점을 이동하면 나의 잘못된 점과 미숙한 부분을 발견할 수도 있다. 그래서 이야기는 더욱 객관적이여지고, 이야기가 편중 되지 않는다.

읽으면서 조금 뜨금 했던 것은 나 역시도 글쓰기 수업을 아주 잠깐 다녔지만 비평이란 걸 참지 못하고 뛰쳐나왔다. 그런 비평이 마치 '너란 사람이 무슨 작가를 하겠냐?', '네가 이 자리에 왔다는게 우리의 실수였다.' 처럼 들렸다. 마치 무대위에 홀딱 벗겨진 상태에서 돌을 맞는 느낌이었다. 그런데 이 작가도 그런 얘기를 이야기 초반에 한다. 
"일단 그냥 쓰는 거야. 많이 써야 해 . 연습, 연습 또 연습 그리고 이따금 네가 쓴 걸 좀 보여주렴. 그럼 내가 몇가지 조언을 하고 비평해줄께. 네가 비평을 견딜 수 있다면 말이야" -13
그러다 비평을 견딜 수 있는 힘이 필요하다. 나로 하여금 반성되게 만드는 구절이다.



장점이자 단점은 이야기가 짧다. 200페이지 좀 안되는 것 같았는데, 뭐 읽는 사람에 따라 달라지겠자만 좀 더 길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조금 아쉬운 부분은 번역이라고 해야 할까? 근육질 위팔이란 단어란 말을 듣고 이게 뭐지? 위팔이 뭐지? 싶었다.
삼두와 이두를 뜻하는 것 같은데...위팔이라고 하니 그림을 잘 그려지지 않았다. 물론 위팔이란 단어를 알게 됐지만. 

그리고 도입부완 달리 이야기는 참 따뜻하고 소소한 이야기들이다. 정말 평범한 이야기이지만 그 안에 작은 행복과 일상속 작은 희망이 있기에 독자가 위안 받는 것 같다. 이런 이야기도 책이 된다는 것을 보면 책을 쓰기 위해선 무엇을 갖고 있느냐보다는 가지고 있는 것을 어떻게 관찰하고 표현하느냐가 정말 중요한 것 같다. 주인공 카팅카도 마지막에 이런 말을 했다.

"우리는 이제 네 명이 되어 돌아가는 중이에요. 디르키 아줌마가 나중에 왔거든요. 아줌마, 아줌마 말이 옳았어요. 그러니까.... 아니, 아줌마도 일게 될 거예요. 제 생활이 아주 우연히 한 권의 책이 되었으니까요. 카이사르와 클래오에게 안부 전해주세요. 곧 봬요."

이 책을 읽으면 정말 글감이 없다는 소린 하지 않을 것 같다.~! 정말 열심히 쓰고.. 열심히 관찰해야 겠다. 핑계 되지 말고... 
또, 마지막 카팅카가 먼저 디르키 아줌마에게 연락하는 것을 보고 사랑이란 큰 무엇이 필요 한 것이 아니라 진실하게 한 발짝 상대에게 다가서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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